K뷰티 대표 플랫폼, CJ올리브영
CJ올리브영은 1999년 국내 최초로 헬스앤뷰티(H&B) 스토어를 선보이며 한국 뷰티 시장의 기준을 만들어 온 기업입니다. 전국 단위의 오프라인 매장 인프라와 모바일 앱 중심의 옴니채널 플랫폼을 함께 갖추면서 K-뷰티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 왔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쇼핑 코스로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거점 매장을 확대하고 있고, 오프라인 공간을 단순한 판매처를 넘어선 ‘브랜드 체험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북미 세포라(Sephora)에 입점하며 K-뷰티 플랫폼으로서의 무대를 해외로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매장과 본사 사이, AM에게 쌓이던 일들
전국 1,300여 개 올리브영 매장의 안정적인 운영과 옴니채널 전략의 중심축에는 AM(Area Manager) 조직이 있습니다. AM은 담당 지역의 여러 매장을 맡아 구성원들과 소통하면서 매출 지표 관리, 구성원 면담, 본사 전략 전달, 매장 이슈 대응을 총괄합니다. Slack을 매장까지 확대 도입한 계기는 매장의 IT 환경을 점검하러 나간 현장 인터뷰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AM들이 비슷한 고충을 반복해서 꺼냈습니다.
첫 번째는 소통 채널의 파편화였습니다. 본사와 매장, AM과 구성원 사이의 대화가 카카오톡과 이메일, 사내 인트라넷, 원노트, 유선 전화로 흩어져 있었습니다. 같은 업무의 맥락이 서로 다른 도구에 조각나 있으니 지난 이력을 되짚어야 할 때마다 여러 곳을 찾아 헤매야 했고, 급하게 전달하느라 이미지 캡처로 보낸 공지는 시간이 흐르면 검색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는 공지 전달 경로였습니다. 본사의 긴급 공지는 본사에서 AM으로, AM에서 다시 매장 구성원으로 내려갔습니다. 중간에 선 AM은 공지를 모바일에 맞게 다시 가공해 카카오톡으로 옮기고, 각 매장이 실제로 조치했는지 확인하는 것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완료될 때까지 다른 업무를 보기가 힘듭니다.

“상품 진열을 긴급하게 변경해야 할 때는 매장마다 전화를 돌렸습니다. 공지 봤는지 확인하고,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카카오톡에 남겨 달라고 하고, 매장을 열 몇 개 관리하는 AM들은 모든 매장에서 다 올라왔는지 세어 보고, 안 올라온 곳은 다시 전화하고요. 확인을 다 끝내는 데 한 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업무와 일상의 경계였습니다. 업무 정보가 개인 메신저를 오가는 구조이다 보니 기업 정보를 관리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라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또 올리브영 매장은 밤 11시까지 문을 열고 AM은 오후 6시에 퇴근합니다. 퇴근한 뒤에도 매장이 계속 돌아가다 보니 업무 연락과 개인 메시지가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에서 계속 들어옵니다.
파일럿 만족도 4.5점, 현장이 먼저 원했습니다
올리브영 IT전략팀은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기 위해, 본사에서 이미 검증된 Slack을 전국의 매장 구성원까지 확장하는 것을 검토했습니다. 협업 툴을 검토하면서 다른 솔루션도 함께 놓고 보았지만, 매장의 업무 환경을 기준으로 삼으면 조건은 분명했습니다. 즉시성이 있어야 했고, 20대 초반이 많은 매장 구성원이 부담 없이 쓸 수 있어야 했으며, 무엇보다 매장마다 다르게 자리잡은 협업 방식을 하나의 형식으로 바꾸는 대신 그대로 받아 줄 수 있는 도구여야 했습니다.
확산을 결정한 것은 파일럿 결과였습니다. 2025년 말 약 200명을 대상으로 파일럿을 진행했습니다. 부산과 제주처럼 권역이 넓어 지리적 제약이 큰 곳과, 명동처럼 규모가 아주 큰 매장 등 다양한 조건의 매장을 모두 포함했습니다. 5점 척도 만족도 조사에서 모든 항목이 4.5점 이상으로 나왔고, 파일럿이 끝날 무렵 현장에서 돌아온 질문은 하나였습니다. “언제 돼요?”
채널과 캔버스, 허들로 다시 짜인 매장의 일상
AM은 담당하는 지역과 매장, 현재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따라 채널을 구성하고 매장 구성원과 본사 구성원들을 채널에 초대합니다. 슬랙으로 커뮤니케이션이 단일화된 후, AM이 매일 아침 가장 먼저 하는 일은 Slack을 열어 출근 전까지 쌓인 스레드를 확인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처리하는 일입니다.
부산 남포동과 부산역 지역의 5개 매장을 담당하는 홍슬기 AM은 채널을 목적에 따라 나눠 운영합니다. 매장별 채널, 전체 구성원 채널, 그리고 프로젝트 회의체 채널입니다. 남포동 상권의 ‘크루즈 입항 대응 TF’처럼 특정 안건을 다루는 회의체는 별도 채널로 묶어, 공간구현팀과 공간디자인팀, MD, 스토어기획팀 등 담당자들과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받습니다.
명동 지역의 대형 매장을 담당하는 김지수 AM은 캔버스에 주요 판매 지표와 공지사항 이력, 매장 연출물 가이드를 정리해 둡니다. 연 4회 진행하는 올영세일을 앞두면 매장 타입마다 다른 연출물 수량을 모아야 하는데, 예전에는 사내 인트라넷과 원노트, 이메일을 오가며 처리하던 일이었습니다. 각 매장별 회신이 들어오는 대로 취합하고 최종 확정될 때까지 계속 확인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캔버스와 스레드로 단일화되면서 취합 업무 공수가 50% 이상 줄었습니다.
Slack에 쌓인 기록은 사람이 바뀔 때 힘을 발휘합니다. 매장 구성원은 여러 매장으로 발령이 나고, AM과 팀장도 순환합니다. 예전에는 워드 파일로 만든 인수인계 문서로 확인했지만, 지금은 채널에 초대되는 순간 그 매장이 지금까지 해 온 일과 진행 중인 프로모션이 그대로 열립니다. 홍슬기 AM은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타운 매장인 남포 오픈을 앞두고 새로 발령을 받았고, 그 때의 경험을 이렇게 전합니다.

“부산에서 제일 큰 남포 타운 오픈을 앞두고 발령을 받았는데, 그전 히스토리를 제가 알 수가 없었어요. 예전 같으면 업무 파악에만 한참 걸렸을 텐데, 전임자 채널에 초대를 받아서 지난 기록을 처음부터 다 읽었습니다. 덕분에 오픈을 무사히 치를 수 있었어요.”
매장 시프트 근무 특성상 모든 구성원이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웠던 지역 회의는 Slack 허들로 대체됐습니다. 매주 정해진 시간에 허들을 열어 15~30분 내외로 각 매장의 주요 이슈와 현장 동향을 주고받습니다. 부산과 같이 외국인 동향에 민감한 지역에서는, 그날그날 외국인 입출국 현황과 주요 특이사항을 즉각 공유하고 있습니다.
“지역 회의를 대면으로 열려면 구성원들의 시프트를 다 맞춰야 하고 교육장까지 이동해야 해서 장소와 시간의 제약이 컸습니다. 허들은 이동 없이 15~30분이면 끝나니까,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횟수 자체가 훨씬 늘었습니다.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일이죠.”
전화 대신 이모지, 한 시간이 한 번의 클릭으로
Slack은 정보가 흐르는 구조 자체를 바꿔 놓았습니다. 매장 구성원까지 Slack으로 통합되면서 공지 전달 경로는 본사에서 매장 구성원으로 곧장 이어졌습니다. AM은 본사가 공유한 지침을 메시지 전달 기능으로 그대로 넘기면 되고, 확인 여부는 지역 채널의 이모지로 정리됩니다. 완료는 O, 미완료는 X 이모지를 미리 달아 두면 각 매장은 클릭 한 번으로 답하고, 아직 확인하지 않은 곳도 한눈에 드러납니다. 한 시간 넘게 전화를 돌리던 일이 화면 한 장으로 끝나는 셈입니다.
매장에서 발생하는 이슈와 IT 프로그램 오류는 Slack 워크플로우와 헬프데스크로 접수됩니다. 나아가 초대형 매장의 구성원들은 기본 워크플로우를 직접 응용해 마감 체크 알림 봇을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매일 밤 10시 30분에는 전산 기기(PDA) 수량을 점검했는지, 10시 45분에는 1일 정산을 눌렀는지 등을 봇이 정해진 시간에 채널로 물어봅니다. 누가 시켜서 만든 장치가 아니라 매장이 스스로 만든 안전장치입니다.
고객센터로 접수된 주요 문의와 VOC는 Service Cloud와 Slack 연동을 통해 스와밍 채널로 열립니다. 본사 CX 담당자와 AM, 매장 구성원이 그 자리에 함께 모여 현황을 공유하고 조치 방안을 논의합니다. 예전에는 매장이 AM에게 보고하고 AM이 고객센터에 연락한 뒤 메일 답변을 기다려야 했던 과정이, 지금은 채널 하나에서 끝납니다. 고객이 문의를 남기고 답을 받기까지 기다리는 시간도 그만큼 줄었습니다.
공지를 옮겨 적고 전화를 돌리고 확인을 받아 내던 시간이 줄었다면, 그 시간은 어디로 갔을까요. 김지수 AM의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리테일 조직이니까요. 이제는 구성원들한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데이터는 가까워지고, 퇴근 후는 돌아왔습니다
외근이 많은 AM에게는 필요한 수치를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김지수 AM은 Slack 안의 태블로 데이터봇에 질문을 던져 담당 매장의 고객 데이터를 확인합니다.
“'명동 타운과 센트럴 명동 타운의 외국인 국적별 비율을 알려줘' 하고 물으면 중화권, 일본, 동남아 등 주요국가별 고객 비율데이터가 바로 나옵니다. 같은 명동 상권이어도 매장 위치에 따라 국적 비율이 조금씩 다르거든요. 따로 태블로를 돌리지 않고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업무 대화가 보안이 갖춰진 전사 Slack 환경으로 모이면서 개인 메신저를 업무에 쓰는 일도 사라졌습니다. 매장 구성원과의 소통은 대면 아니면 Slack으로 정리됐고, 유선 전화는 정말 급한 건에만 남았습니다. 업무 시간 이후나 휴무일에 카카오톡으로 들어오던 연락이 분리되자 구성원들은 일과 일상 사이의 경계를 되찾았습니다.
“매장은 밤 11시에 닫고 저는 6시에 퇴근합니다. 예전에는 퇴근하고 친구와 카카오톡을 하는 중에 매장 연락이 들어오면 신경을 안쓸 수가 없었죠. 지금은 회사 메신저는 무조건 Slack이라는 구분이 있어서 개인의 삶과 일이 분리됩니다.”
Slack은 매장 안의 공기도 바꿔 놓았습니다. 규모가 큰 매장은 함께 근무해도 파트가 나뉘어 있어 서로 마주칠 일이 많지 않습니다. 구성원들은 근무 중에 찍은 서로의 얼굴로 커스텀 이모지를 만들어 채널에 달기 시작했고, 신규 입사자가 용기를 내어 채널에 첫 글을 남기면 파이팅과 하트가 줄줄이 붙습니다. 회사가 유도한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스스로 만들어 낸 문화입니다.

“올리브영 매장에는 젊은 분들이 많아요. 그들에게 Slack은 모여서 놀 수 있는 하나의 채널이 되었죠. 신규 입사한 구성원이 용기를 내서 매장 채널에 글을 남기면 다들 파이팅, 하트를 눌러줍니다. 얼굴을 대하고 만나지 않아도, 관심을 표하고 축하하고 격려하는 장이 마련되면서 조직문화 관점에서도 재미있게 잘 쓰고 있습니다.”
Slack 도입 이후 현장의 변화
올리브영은 Slack을 통해 공지와 보고, 이슈 대응, 데이터 확인, 인수인계, 조직문화까지 현장의 일하는 방식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했습니다. 그 결과 현장의 업무 속도는 빨라지고, 고객 VOC대응은 더 신속해졌으며, 반복적인 업무에 쓰이던 시간은 고객과 동료에게 돌아갔습니다.
예전에는 사라지거나 찾기 힘들던 대화와 사진도 이제는 채널과 캔버스에 온전히 기록으로 남습니다. 신규 입사와 순환 근무가 잦은 리테일 조직에서, 담당자가 바뀌어도 이전 채널과 캔버스의 기록을 통해 공백 없이 업무가 이어집니다. 무엇보다 흩어져 사라지던 현장의 경험은 이제 조직 전체가 다시 꺼내 볼 수 있는 올리브영의 자산으로 쌓이고 있습니다.














